CEO와 임원들이 가장 많이 빠지는 달콤한 착각이 있습니다. "내가 세세한 것까지 챙겨야 조직이 실수 없이 돌아간다." "내가 최종 관문이 되어야 리스크가 통제된다."


이 믿음 하에 당신은 모든 주요 이슈를 보고받고, 모든 의사결정에 관여합니다. 책상 위에는 결재 서류가 쌓이고, 회의실 문밖에는 컨펌을 기다리는 팀장들이 줄을 섭니다. 당신은 하루 14시간을 일하며 스스로를 '헌신적인 리더'이자 조직을 완벽하게 장악한 사령관이라고 느낍니다.


하지만 틀렸습니다. 냉정하게 말해, 당신은 조직을 장악한 것이 아닙니다. 당신은 조직의 혈관을 꽉 막고 있는 거대한 혈전이 되었습니다.


당신이 자리를 비우거나 출장을 가면 아무것도 결정되지 않는 상태. 조직의 속도가 당신의 물리적 시간 한계에 갇혀버린 상태. 이것은 강력한 리더십이 아닙니다. 이것은 확장성이 '0'인 상태입니다.


급변하는 시장에서 C-Level이 저지를 수 있는 가장 큰 죄악은, 본인 스스로가 조직 성장의 속도를 제한하는 병목(Bottleneck)이 되는 것입니다.


1. '보고'는 위임하지 않겠다는 선언이다

많은 리더가 "믿고 맡길 사람이 없다"고 하소연합니다. "팀장들에게 맡겨봤더니 사고를 치더라", "내 눈높이에 맞는 결과물을 가져오는 사람이 없다"며 다시 모든 권한을 회수합니다. 그리고 또다시 밤을 새워 실무자들의 보고서를 고쳐줍니다.


하지만 이 악순환은 누가 만들었습니까? 바로 당신입니다. 보고를 꼼꼼히 받을수록 부하직원은 더욱 수동적으로 변합니다.


"어차피 상무님이 다 고칠 텐데 대충 초안만 잡자." "내 의견을 넣어봤자 깨질 텐데, 그냥 시키는 대로만 하자."


결국 그들은 생각의 스위치를 끄고, 당신의 입만 바라보는 '단순 실행자'로 전락합니다. 당신은 그들의 무능을 탓하지만, 사실은 당신이 그들의 '생각할 근육'을 제거해 버린 것입니다.


리더가 보고를 받는 진짜 이유는 '정보'를 얻기 위함이 아닙니다. 자신의 불안감을 해소하고 '통제감'을 얻기 위함인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당신의 시간당 비용은 조직에서 가장 비쌉니다. 그 비싼 시간을 영수증 처리를 컨펌하거나, 마케팅 문구의 뉘앙스를 고치는 데 쓰고 있다면, 당신은 회사에 명백한 금전적 손해를 끼치고 있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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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의 역할은 모든 결정을 직접 내리는 것이 아닙니다. '결정이 내려지는 기준'을 설계하여, 내가 없어도 올바른 결정이 내려지게 만드는 것이어야 합니다.


2. 위임(Delegation)은 방임이 아니라, 고도의 튜닝(Tuning)이다

"그럼 그냥 알아서 하라고 놔두라는 건가?" 아닙니다. 그것은 위임이 아니라 방임이며, 경영상의 직무 유기입니다.


준비되지 않은 위임은 사고를 부릅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제대로 된 위임을 위해서는 '생각의 복제'가 선행되어야 합니다. 실무자가 리더와 똑같은 정보, 똑같은 가치관, 똑같은 우선순위를 가지고 상황을 판단할 수 있을 때 비로소 안전한 위임이 가능해집니다.


여기서 1on1(원온원)의 진짜 기능이, C-Level의 언어로 재정의됩니다. C-Level에게 1on1은 직원의 고충을 들어주는 상담 시간이 아닙니다. 1on1은 나의 '의사결정 알고리즘'을 팀장들에게 이식(Install)하고 동기화(Sync)하는 시간입니다.

"지난주 A 프로젝트 건, 자네는 왜 그런 결정을 내렸나?" "나라면 이 상황에서 수익성보다는 시장 점유율을 택했을 걸세. 그 이유는..."


이 대화는 보고가 아닙니다. 이것은 튜닝입니다. 매주 1on1을 통해 팀장의 판단 로직을 점검하고, 당신의 로직과 미세하게 맞추는 과정을 거쳐야 합니다. 이 싱크율이 80%, 90%로 올라갔을 때, 당신은 비로소 "이 건은 자네가 전결하게"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3. '결정하는 리더'에서 '복제하는 리더'로

과거의 유능한 임원은 '빠르고 정확하게 혼자 결정해 주는 카리스마 리더'였습니다. 하지만 AI 시대, 비즈니스의 복잡도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 시대의 유능한 임원은 다릅니다.


지금 시장이 원하는 리더는 '자신과 똑같이 판단하는 리더를 10명 복제해 내는 사람'입니다.


당신이 아무리 천재적이라 해도, 하루에 내릴 수 있는 양질의 의사결정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혼자서 100가지 결정을 내리는 리더는, 10명의 분신(팀장)들이 각자 10가지씩 결정을 내리며 달리는 조직을 절대 이길 수 없습니다.


보고를 받으려 하지 마십시오. 보고는 이미 일어난 일에 대한 '과거의 기록'일 뿐입니다. 대신 1on1을 통해 '미래의 판단 기준'을 심으십시오.


팀장이 당신에게 "어떻게 할까요?"라고 물어보러 온다면, 돌려보내십시오. 대신 "당신의 안은 무엇이며, 왜 그렇게 생각하는가?"를 들고 오게 하십시오. 그리고 그 생각이 당신의 생각과 일치하는지 1on1 시간에 맞춰보십시오.


4. 병목을 뚫고 확장성을 확보하라

리더십의 궁극적인 목표는 '자신의 부재'를 무해하게 만드는 것입니다. 내가 자리에 없어도 조직이 톱니바퀴처럼 돌아가고, 내가 개입하지 않아도 전략적 목표를 향해 정렬된 결정들이 내려지는 상태. 이것이 진정한 시스템 경영입니다.


지금 당신의 캘린더를 점검해 보십시오. 당신의 컨펌만을 기다리는 '보고 회의'로 가득 차 있습니까? 그렇다면 당신은 실패하고 있는 것입니다. 당신은 조직의 속도를 늦추는 브레이크입니다.


반면, 팀장들과 1on1을 하며 그들의 판단력을 키워주는 시간이 주기적으로 잡혀 있습니까? 그렇다면 당신은 성공하고 있는 것입니다. 당신은 조직의 역량을 무한히 확장하고 있는 증폭기입니다.


당신은 병목입니까, 아니면 확장입니까?


스스로를 묶어두고 있는 '보고의 감옥'에서 걸어 나오십시오. 모든 것을 다 챙긴다는 헛된 완벽주의를 버리십시오. 대신 1on1이라는 시스템을 통해 당신의 리더십 DNA를 조직 전체에 복제하십시오.


그것이 당신이 받아야 할 진짜 연봉의 가치이자, 조직이 당신에게 기대하는 유일한 역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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