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젝트 마감일, 당신은 자신만만하게 결과물을 제출했다. 지난 3개월간 밤낮없이 몰입했고, 스스로 생각하기에도 퀄리티는 훌륭했다.
그런데 돌아온 리더의 반응은 차갑다. "고생은 했는데, 우리가 원한 방향은 이게 아닌데요." "이 기능보다 저 이슈 해결이 더 급하지 않았나요?"
머릿속이 하얗게 변한다. 억울함이 치솟는다. '아니, 진작 말해주든가. 그동안 아무 말 없다가 왜 이제 와서?'
당신은 잘못한 게 없다. 그저 열심히 달렸을 뿐이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당신의 지난 3개월은 '헛수고'로 기록되었다. 이것은 비극이다. 하지만 이 비극의 원인은 리더의 변덕 때문만은 아니다.
진짜 원인은 당신이 '침묵'을 '동의'라고 착각하고, 중간 점검 없이 결승선까지 전력 질주해버린 것에 있다.
1. 피드백 없이 일하는 것은 '눈 가리고 달리기'와 같다
많은 실무자들이 착각하는 것이 있다. "피드백은 리더가 필요할 때 주는 것이고, 나는 그때까지 묵묵히 일하면 된다"는 믿음이다. 혹은 "중간에 자꾸 물어보면 자신감 없어 보이거나, 알아서 못 하는 사람처럼 보일까 봐" 두려워한다.
이것은 낡은 시대의 겸손이다. 속도보다 방향이 중요한 시대에, 피드백 없이 일하는 것은 안대를 쓰고 전력 질주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
당신이 아무리 빠른 속도로 달려도, 방향이 1도만 어긋나면 결승선에서는 수 킬로미터 떨어진 곳에 도착하게 된다. 리더가 아무 말 안 한다고 안심하지 마라. 리더는 당신의 방향을 실시간으로 감시할 만큼 한가하지 않다.
나중에 "왜 엉뚱한 곳에 왔냐"는 질책을 듣는 리스크는 고스란히 실무자인 당신이 떠안게 된다.
2. 피드백은 '평가'가 아니라 '좌표 확인'이다
피드백을 '지적'이나 '평가'로 받아들이면 두렵다. 하지만 관점을 바꿔야 한다. 피드백은 GPS 좌표 확인이다.
내비게이션을 보지 않고 운전한다고 생각해보라. 얼마나 불안한가? 그런데 왜 당신의 커리어와 직결된 업무는 내비게이션(피드백) 없이 운전하려 하는가?
프로 일잘러들은 피드백을 기다리지 않는다. 그들은 피드백을 '징수'하러 다닌다. 그들에게 피드백은 혼나는 시간이 아니라, 내가 투입하고 있는 노력이 헛된 곳으로 흐르지 않도록 막아주는 안전장치다.
3. 1on1: "저, 잘 가고 있나요?"라고 물을 권리
그렇다면 언제, 어떻게 물어야 할까? 불쑥 찾아가 묻기엔 타이밍이 애매하다. 그래서 1on1(원온원)이라는 공식적인 장치가 필요하다.
1on1 시간은 당신이 리더에게 "나를 평가해달라"고 맡기는 시간이 아니다. 이 시간은 당신이 주도권을 쥐고 "내 방향이 맞는지 확인(Align)"하는 시간이다.
거창한 질문은 필요 없다. 딱 한 문장이면 충분하다.
"팀장님, 제가 지금 진행하고 있는 방향이 의도하신 목표와 맞나요?" "제가 이 업무에 쏟는 시간 비중이 적절하다고 보시나요?"
이 질문을 던지는 것은 무능한 것이 아니다. 오히려 "나는 내 리소스를 낭비 없이 정확하게 쓰고 싶다"는 프로페셔널한 태도를 보여주는 것이다.
이 질문 한 번으로 당신은 3개월 뒤에 겪을 대형 참사를 오늘 막을 수 있다.
4. 수정할 수 있는 기회, '성장의 골든타임'을 확보하라
모든 일에는 되돌릴 수 있는 '골든타임'이 존재한다.
기획 단계에서의 피드백은 10분이면 수정할 수 있다. 하지만 개발이 끝나고 출시 직전에 받는 피드백은 10일, 아니 10주를 날리게 만든다.
많은 직장인이 1on1을 귀찮아하거나 피한다. 그리고 평가 시즌이 되어서야 성적표를 받아들고 후회한다. 반면, 현명한 실무자는 매주 또는 격주 1on1을 통해 미세 조정을 반복한다. 그들은 거대한 피드백 폭탄을 맞는 대신, 작은 잽을 맞으며 맷집을 키우고 방향을 수정한다.
먼저 요청한 피드백은 '조언'이 되지만, 결과가 나온 뒤에 듣는 피드백은 '변명'이 될 뿐이다.
5. 당신은 기다리는 자인가, 확인하는 자인가
평가의 계절이 올 때마다 가슴 졸이며 "제발 좋은 결과가 나오길" 기도하는가? 그것은 도박이다. 내 커리어와 연봉을 운에 맡기지 마라.
리더가 먼저 불러주기를 기다리지 말고, 당신이 먼저 1on1을 요청하라. 그리고 당당하게 물어라. "저, 잘 가고 있나요?"
이 질문을 던질 용기가 있는 사람만이, 자신의 노력을 배신당하지 않고 끝까지 지켜낼 수 있다.
지금 당신은 눈을 뜨고 달리고 있는가, 아니면 여전히 안대를 쓴 채 요행을 바라고 있는가?




